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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 너무 짜요" 폭주하는 시니어타운 민원, 이렇게 대처하세요

 

“국이 짜다” “고기가 덜 익었다” 등 계속되는 어르신 잔소리에 귀를 막았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고령일수록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일방적 요청은 자칫 타인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처럼 어르신의 요구사항이 집중포화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시니어타운이다. 여기선 수백만원의 관리비를 내는 만큼, 어르신이 원하는 바를 강력하게 표출할 명분도 있다.

다만, 이런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면 ‘단체 생활’이라는 한계에 봉착한다. 어르신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셈. 이에 실버타운 업계에선 ‘민원 해결사’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어르신의 요구를 잘 듣고, 현명한 대답을 해야만 시설 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어서다.

김성민 전 서울시니어스 부사장은 시니어타운 민원 1타 강사로 평가받는다. 김 전 부사장은 1세대 시니어타운으로 평가받는 서울시니어스타워에 사회복지사로 입사한 뒤 20년간 입주 상담은 물론, 프로그램 기획과 시설 운영 등 시설 전방위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우미건설이 추진하는 시니어타운 개발 프로젝트에서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고 있다.

 

다음은 김 전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시니어타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민원은?
“식사 관련이 민원이 가장 많습니다. 시설 입소 전에 의무식(시설 내 식당을 이용해야 하는 최소 횟수)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막상 지내보니 이 의무식 횟수를 채우기가 어려우니 줄여달라는 겁니다. 시설마다 최소 기준이 다른데요. 보통 30식이나 60식을 제공합니다. ‘삼시세끼를 다 시설에서 드셔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죠.

간을 세게 해달라고 하시거나 육류를 바짝 익혀 달라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간이나 익힘 정도를 개인 입맛에 맞춰 달라는 요청이죠. 하지만 단체생활인 만큼, 개인의 요청을 다 들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이런 요구사항을 다 반영하면 오히려 영양소를 파괴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식단이 될 때도 많아요.”

 

- 극단적으로 민원 표출을 하는 경우도 있나.

“그럼요. 의무식이 불만이었던 한 어르신은 저희가 수차례 의무식에 대해 설명드렸지만, ‘이해할 수 없다’ ‘싫다’는 입장을 보이셨어요. 이분은 결국 관련 행정기관에 불만을 제기하셨죠. 한동안 진땀을 뺐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구를 다 받아드리면 개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요. 이용자가 적어 시설이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워지면 시설 내 제공되는 식사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시는 분들이 돈을 더 내거나, 끼니를 나가서 사 먹어야 하거든요.

이건 시니어타운의 기본 방향과도 맞지 않아요. 시니어타운은 어르신들이 의식주를 편하게 해결하도록 돕는 곳인데, 식이 사라진 시니어타운이 되는 겁니다.”

- 민원을 들어주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하나.

“조율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병원 입원이나 개인 사정 등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워서 식사를 할 수 없으실 때는 해당 기간에 한해 금액을 공제해 드리죠. 대신 증빙서류 등을 내셔야 합니다.

사실 이런 조율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르신의 말을 귀담아듣는 자세인 것 같아요. 여러 민원이 속출하지만, 정말 무엇인가 상황이 달라지길 바라는 것보다는 개인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잘 듣는 것도 민원 해결 방안 중 하나입니다.”

 

- 민원 대처할 때 주의할 점이나 노하우가 있을까.

“실버타운 입주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해요. 고령일수록 같은 말을 반복하는 편이고, 이로 인해 상담 시간이 길어질 때가 많거든요. 개인 요구 사항을 말씀하실 때는 바로 ‘알겠다’ ‘안 된다’ 이런 답변을 드리는 것보다는 우선 잘 듣고 ‘상의해 보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게 좋아요.

특히 시니어 업계는 직원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운영사나 관리자가 지원을 통솔하는 능력도 참 중요한 분야입니다. 장시간 민원에 노출되면 직원들의 몸과 마음도 상하기 일쑤거든요.”

 

- 직원들을 관리하는 방법도 중요하겠다.

“시니어타운 업계에 20년 넘게 있었는데, 직원 관리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들어요. 수장의 말을 잘 듣게 다그치는 게 아니고, 그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잘 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돌보는 거죠.

시설 운영사가 직원 관리를 하는 방법은 제각각입니다. 매일 아침에 부서장이 모여서 주요 민원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고, CS(Customer Service)교육을 위해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는 회사도 있어요. 업무 방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건실한 시니어타운일수록 리더-부서장-직원 간 정보 공유가 잘 된다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는 이런 시니어타운이 점점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직원들이 건강한 마음을 가져야, 어르신을 즐겁게 모실 수 있으니까요.”

땅집고는 ‘시니어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을 5월 8일 개강한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드는 가운데 수요가 급증한 시니어시설 개발과 운영에 관한 노하우를 알려준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투자사 건축설계사, 감정평가사 등 기업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4회, 케이스스터디 4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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