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이미지

커뮤니티 >

너비 4m 좁은 땅에…이렇게 지으니 건물 가치 '2배' 뛰었다

[땅집고] “신축이든 리모델링이든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합니다. 사용 용도와 목적을 초반부터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한 건물은 가치 상승은 물론 부수입까지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인천의 한 건물은 카페 운영으로 얻는 수익은 물론 대관으로 얻는 부수입이 상당합니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건축주가 건물 용도를 정확히 설정하고서 리모델링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임승모 에스엠엘(SML) 건축사무소 소장은 부지 및 건물을 매입하고 나서 신축과 리모델링을 고민할 때 건축주가 활용 방향을 먼저 인지하고 진행해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 건물에 어떤 임차인을 들일지, 건물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떤 고객들이 방문할지를 미리 파악하고 접근하면 건물 구조를 계획적으로 설계할 수 있어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땅집고가 오는 6월 20일 개강하는 ‘건축주 대학’ 28기 과정에서 강사로 참여한다.

 

 

임 소장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이른바 ‘협소근생’(근린생활시설) 건물인 ‘소슴당인’을 설계한 건축가다. 이 건물은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외국계 광고 회사에 다니는 건축주가 좁은 공터에 재미있는 건축 디자인을 가진 근생 건물을 지어보고 싶다는 제안을 했고, 건축주와 의기투합해 옥상에 피라미드가 얹힌 듯한 너비 4m의 4층 건물(대지 104㎡, 연면적 152㎡) ‘소슴당인’이 완성됐다.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층은 층고를 낮게 하고, 거주 공간으로 사용하는 3~4층은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줘 활용도를 달리했다. 좁은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었지만, 대신 건물 높이를 높게 쌓아 올리는 형태로 단점을 극복한 이 건물의 가치는 짓기 전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뛰었다.

 

임 소장은 “소슴당인은 각종 규제와 민원에 부딪혀 시공 과정에서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던 건물”이라면서 “부지나 건물을 매입할 때는 반드시 법적 규제에 부딪힐 만한 사항이 없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를 고려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건물을 지을 때는 건물을 접한 도로 폭이 최소 ‘4m’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만약 이보다 폭이 좁다면 건물을 지을 때 도로 폭에 건물 면적을 내어줘야 해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부지가 너무 저렴하게 나와서 사고보니 막상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도로 폭이 확보되지 않아 문제에 직면하는 건축주가 많다”면서 “한 평이라도 손해 안 보려면 도로 폭이 충분히 확보되는지를 꼭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구입할 부지나 건물이 있는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신축과 리모델링의 유불리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건물을 짓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단위계획이 변해 새로 건물을 지을 때 용적률이 줄어드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런 경우 신축을 하면 오히려 건물 면적이 줄어들 수 있어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정부가 제공하는 ‘토지e음’ 서비스를 통해 지구단위계획을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내 카페 운영은 물론 별도의 대관 사업을 통해 상당한 부수입을 올린 사례도 있다.

인천 서구의 ‘코스모40(COSMO40)’이 그러한 예다. 원래 이곳은 폐쇄된 화학공장이었다. 1단계로 복합문화공간 구성을 마친 뒤, 2단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서구의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현재 카페 운영과 함께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운영되고 있다.

임 소장은 “2단계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주가 코스모40이라는 건물에서 여러 문화 행사를 운영하고 싶다는 목적을 분명하게 제시했다”면서 “따라서 기존 자재들은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폐공장이라는 정체성은 살리되 각 층을 행사 용도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상했다”고 했다. 각 층의 경계를 행사 용도별로 연결했다가도 온전히 단독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설계해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건물 용도에 대해 명확한 구상을 가지고 리모델링을 진행한 덕에 코스모40에서는 전시회를 비롯해 디제잉 파티, 스케이트보드 대회, 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건물 용도가 확실하다 보니 수요가 꾸준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도 거의 없던데다, 행사 대관료로 건축주가 얻는 부수입도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임 소장은 “단순한 인테리어는 1~2년이면 교체할 수 있지만,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진행하면 최소 10년은 가기 때문에 초반부터 건축 기획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방향성이 분명한 건물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가치 상승은 물론 주변으로의 상권 확장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직접 보고 배우는 '돈 버는 건축법'…'건축주대학 28기' 모집>

국내 최고 실전형 건축스쿨인 땅집고 건축주대학이 오는 6월 20일 28기 과정을 개강한다. 이번 교육은 수익형 빌딩에 관심 있는 예비 건축주를 대상으로 한다. 건축주대학은 단순한 집짓기 기초 교육이나 건축 인문학 강의가 아니라 ‘돈 버는 건축’ 노하우에 초점을 맞춘다. 2017년 1기 강좌 개설 이후 1500여명 이상이 수강했고 실제 건축에 나선 건축주도 많다.

강의는 케이스 스터디 중심으로 총 12회 진행한다. 건축 성공 노하우를 눈으로 직접 보고 배우는 현장 스터디 2회를 포함한다. 서울 강남과 성수동, 서대문구 연희·연남동 일대 건물을 신축·리모델링한 베테랑 건축가 김종석 에이티쿠움파트너스 대표가 ‘건축 기획, 왜 중요한가? 성공적인 건축의 시작’을, 단독주택과 상업용 건물 모두 풍부한 설계 노하우를 가진 현상일 구도건축 소장이 ‘신축 빌딩 설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의한다.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 우수상을 받은 임승모 SML 소장이 ‘신축인가, 리모델링인가’를 주제로 효과적인 건축 방향을 제시하고, 부동산 분야 전문 정동근 변호사가 건축 소송 및 부동산 분쟁 예방 포인트를, KB국민은행 세무전문위원인 조하림 세무사는 상속·증여·양도 세무 전략을 각각 알려준다.

수강료는 190만원이며 사전 신청 또는 부부가 함께 등록하면 할인한다. 수강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www.zipgobiz.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6949-6190.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