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 이미지

커뮤니티 >

괴짜청년서 시니어 업계 혁신가로…세계 7위 인베스코 투자 유치 비결

[시니어 비즈니스 성공 지름길] 박재병 케어닥 대표 ① "터치 한번에 간병인 경력 확인…맞춤형 서비스에 사용자 매년2배씩 늘어”

 “쪽방촌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1년 넘게 발로 뛰었는데, 할머니들의 생활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더라고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 돈 수천만원만 사라졌죠. 이후 정부가 돌봄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고, 제도의 공백을 메우고자 했습니다. 오늘날 ‘케어닥’의 역할입니다.”

2014년 삼성물산 합격 후 입사 대신 무전여행을 택한 한 괴짜청년. 4년 뒤 부산에서 여행 경험을 내세워 여행사를 운영했고, 사업 수익 대부분을 봉사활동에 썼다.

그는 3.3㎡(1평) 남짓한 방이 전부인 쪽방촌 어르신들을 매일 찾았다. 그가 만난 이들 중 대다수는 연락이 끊긴 자녀의 부양 가족으로 돼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받을 수 없거나,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해 요양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쪽방을 엘시티처럼 만들 수 있을까.’ 청년이 떠올린 해결 방법은 명료하지만 비쌌다.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어르신이 더 나은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직접 만들었다. 스마트폰으로 노인 시설과 간병 인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APP) ‘케어닥’이다. 사용자가 늘면서 어르신과 간병인을 이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케어닥은 국가가 정한 요양(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 대상 서비스)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모든 어르신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앞으로는 액티브 시니어와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령층 대상 시설로 양분된 국내 노인주택시장에 중산층 대상의 주거 형태를 선보이는 전방위적 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땅집고가 10월15일 개강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진출 및 성공 전략 과정'에서 '시니어 케어 토탈 서비스 사업 발굴 및 확장'에 대해 강의한다. 케어닥은 글로벌 7위 자산운용사 인베스코(Invesco)의 투자를 최근 유치했다. 케어닥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인베스코와 시니어 하우징 전문 운영사 ‘케어오퍼레이션’을 공동 출범시킨다.

- 케어닥이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는?

“2019년 시작한 요양 시설 정보부터 병원·자택에서 필요한 간병 인력을 소개해주는 서비스까지 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케어홈·케이스테이 등 주거 사업도 진출했다.”

- 케어닥 앱을 만든 계기는?

“케어닥 등장 전, 돌봄 시장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불만인 형태였다. 간병 인력을 요청해서 현장에 보내면 어르신은 ‘나는 경험이 적은 간병인이랑 같이 못 있어요’라고, 간병인은 ‘나는 치매 환자 경험이 없어요’라고 했다. 치매 어르신 경험이 많은 간병인이 갔다면 서로 만족했을텐테 말이다. 고령인구가 늘수록 이런 미스매치가 늘어난다고 봤다.

간병인 대부분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자격증 여부는 물론, ‘어떤 어르신을 어떻게 모셨는지’에 관한 경력은 아무데서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 경험을 거치면서 최소한의 오투오(O2O·Online to Office)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케어닥에서는 간병인 경력을 확인할 수 있나.

“그렇다. 간병인의 성별과 강점, 경험을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필요한 특성을 갖춘 간병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욕창은 어르신을 돌보는 간병인의 노력과 정성이 없이는 치료 및 관리가 힘든 질환이다. 케어닥에서는 욕창 관리를 잘 하는 간병인이 누구인지 확인 가능하다.

어르신이 간병인에게 긍정적인 의견을 남길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 배달앱이나 택시앱처럼 사용자가 자유롭게 만족도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 ‘케어닥’ 발전하면서 시행착오 없었는지.

“너무 많다. 사업 초기에는 단어조차 제대로 몰랐다. ‘요양’은 노인장기요양판정을 받은 이들이 제공받는 서비스만 일컫는다. 노인 돌봄 안에 ‘요양’이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에는 시설 찾기 서비스만 제공해서 매출이 없었다. 2020년에는 사용자가 대폭 늘었지만,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가 있었다.”

- 사용자 수 얼마나 늘었나.

“사용자는 매년 2배씩 늘고 있다. 2021년 월 4000명 수준이던 앱 사용자 수는 지난해 월 1만3000명으로 늘었다. 1년간 방문자 수는 15만명을 훌쩍 넘는다. 누적 거래액은 1500억원을 돌파했다.

앞으로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사용자와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 앞으로의 목표는?

“온라인에서는 케어닥 앱이 지금처럼 많은 어르신을 모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홈’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른바 환자방 대체하는 ‘케어스테이’도 준비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세브란스병원과 가톨릭병원 등 탑5 병원 인근에 케어홈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케어홈과 케어스테이는 이미 수요가 높은 시장을 공략하는 사업이다. 해외에 달리 한국의 노인 주거 시설은 중간 단계가 없어 수요가 상당하다.” 

이미지